이민사회는 손바닥과 같습니다. 특히 이곳 시카고는 더 그렇습니다. 한 사람 건너뛰면 누가 누군지 훤히 압니다. 그렇다 보니 분명하지 않고 확인할 수 없는 개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이 나돌아 다닙니다. 대부분 직접 관계 맺어 보지도 않고 소문에 근거해서 부정적인 판단과 비난하는 경우가 많고, 자신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서 칭찬보다는 나쁘게 말하는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분명히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를 함부로 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합니다. 설령 어쩔 수 없이 듣는다고 해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려버리거나 아예 무시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분의 의도를 제가 대충 짐작하기 때문입니다. 혹시 원치 않았는데, 듣게 되었다면 의도적으로 마음에서 지워버립니다.

그러나 어떻든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예컨대 우리가 섬겨야 할 사람들의 입에서 빈정대는 말로 “그 교회 아무개는 술집에도 가던데요.”하면, 물론 저의 반응은 “이유가 있겠지!”하고 일단은 우리교회 식구들의 편을 들어줍니다.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그 자체는 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식구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그것이 죄냐 아니냐의 차원에서 행동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이 주신 사명을 완수하는데 지장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차원에서 행동을 결정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역에 도움이 되고 공동체에 덕이 되느냐 안 되느냐가 문제입니다.

신앙생활 한 지 얼마되지 않은 분들이 삶을 절제하는 훈련이 되지 않아 실수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만약 신앙생활을 오래 했다는 사람이 음주가 상습적이고 습관적이라면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주님이 맡겨 주신 사명과 공동체의 유익에 해를 끼치는 경우에는 그것이 죄이든 죄가 아니든 감정과 기분과 느낌대로 하지 말아야 합니다.

관계가 좋을 때는 몰라도 관계가 어색해지면 사람들은 돌아서서 악한 마음으로 싸잡아 말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한 사람의 교회식구가 흐트러진 삶을 살면 흠잡기를 좋아하는 주위 사람들은 이유나 과정과 상황은 덮어놓고 그 교회 사람들은 난잡하다는 말로 비난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영혼구원에 지장을 줍니다. 교회가 무력해지고 약해집니다. 한쪽에서는 믿지 않는 분들을 위해 섬김의 생활을 하는데, 한쪽에는 도움을 주지는 못할 망정 경거망동한 모습을 보인다면 교회를 다쳐 주는 행위이고, 교회가 섬김을 하는 사역에 큰 지장을 줍니다.

우리는 공동체입니다. 우리 한 사람은 움직이는 교회의 광고판과 같습니다. 우리 한 사람이 행동을 조심해야 합니다. 덕을 끼치지 못하면 교회에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습관적으로 남의 말을 이리 저리 옮기거나, 사실관계가 분명하지 않는 것을 과장해서 부풀려 소문을 내는 습관 역시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우리 교회식구들은 가서 덕이 되지 않는 곳에 출입을 삼가고, 음주 습관은 끊어야 하고, 가짜 물건 사고 파는 것을 삼가고, 빌린 돈은 반드시 갚고, 세금은 제대로 내고, 한 번 약속한 것은 꼭 지키고, 옷을 입는 것과 몸가짐에도 덕을 세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자신의 신앙을 지키고, 우리교회를 사랑하는 것이고, 나아가서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장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