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추수감사주일을 앞에 두고 저는 한 해 동안, 하루에 3가지 이상 감사했던 내용을 정리하고 살펴보면서, 감사 표현을 해야 할 분들의 이름을 쭉 적어 놓고 기록된 감사제목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감사할 내용들이 참 많습니다. 첫째는 우리 예본 교회에서 목회를 할 수 있었다는 것, 둘째는 시카고 교협 회장직을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 셋째는 제 아들 내외가 주님의 교회를 잘 섬기고 있는 것, 넷째는 아내의 기도생활과 가정예배에서 삶을 나누는 것, 다섯째는 주변에 흉금을 털어놓고 삶을 나눌 수 있는 좋은 목사님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여섯째는 교회를 섬기는 카운슬 멤버와 교역자들이 서로 사랑하고 소통하며 섬길 수 있었다는 것이며, 일곱째는 한국 방문으로 어머니와 장인 장모님, 그리고 저를 영적으로 성장시켜 주신 목사님 내외분을 만날 수 있었던 일과, 그 외에 기도응답과 새로운 교회 식구들과의 만남이 큰 감사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잘 해 주실 때, 더 하나님께 잘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제가 하나님께 잘 해 드린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 있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제가 잘 하고자 하는 이러한 열정을 기쁘게 받으실 줄을 믿기 때문에 칭찬받고 싶은 거룩한 욕심이 있습니다.
저는 지금 제가 좋은 목사인지, 바른 목사인지를 항상 질문하고 확인하는 시간을 매일 새벽기도시간에 갖습니다. 좋은 목사는 성도들을 행복하게 느끼도록 하는 목사이고, 바른 목사는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시는 목사이기 때문에, 순간마다 외줄타기 하듯 균형을 잡는데 항상 긴장감이 있습니다.
제가 좋은 목사보다, 바른 목사가 되려는 마음이 지나치게 되려면, 성도들의 눈높이를 무시하고, 사정없이 지시하고, 책망하고 권면하는 목사가 되어야 하지만, 언제나 영적 긴장감은 유지하되, 성도님들의 입장과 사정을 헤아리고 웃음과 유연성과 넉넉함과 따뜻함이 있는 좋은 목사가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설교로 좋은 목사라는 평가를 받기보다는(사실 목사가 설교를 잘 하느냐 못 하느냐는 평가는 듣는 사람의 영성에 달려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잘해도 듣는 사람이 준비가 되지 않으면 못하는 설교이고, 사모하는 마음으로 준비가 되어 있으면 못하는 설교도 잘하는 것으로 들리기 때문에) 성도님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싶은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부부간에 서로 사이가 좋아야 가정이 행복하듯이, 성도와 목사가 좋은 관계가 되어야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할 수 있고, 기쁨으로 주님의 교회를 섬기며 세워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예배 후에 스스로에게 자문자답합니다. ‘너는 오늘 은혜 받았느냐?’ 라는 질문을 제 자신에게 거침없이 하곤 합니다. 그 질문 속에는 저와 주님과의 좋은 관계를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2022년도 거의 지나가고 다음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지난 1년 동안 하나님께서 우리를 잘 봐 주시고, 우리는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관계를 쭉 이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잘 해 주실 때 감사하고, 조금이라도 더 잘해서 하늘 상급을 쌓아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기도하며,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드립니다. (장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