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심리학에는 흥미로운 그림자 이론이 있는데, 의식하기가 부담스러워 거부하면서 무의식 상태에 밀어넣은 나의 어두운 면을 그림자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그림자란 나의 의식이 빛을 향할 때 그 뒤에 드리워지는 무의식의 어두움입니다.
그러니까 내 자신이 이웃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많은 갈등은 나의 무의식 안에 있는 어떠한 것이 그 사람에게 투사되면서 그림자가 생기게 된 것입니다. 그 그림자는 내가 보기 싫어서 무의식 속에 가두어 버린 것인데, 그것이 누군가를 통하여 나타날 때 내가 화가 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거듭났다고 하지만, 괜히 불편한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왠지 모르게 어색하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가 있습니다. 뚜렷한 이유도 없이 그 사람이 싫고 보기만 해도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평소에 내가 의식하지 않고, 외면하던 나의 어두운 그림자가 그 사람 안에 보여서 화가 나는 것입니다. 내가 고집을 굽히지 않고 결렬하게 화를 내고 이유도 없이 누군가를 싫어한다면, 많은 경우 그 사람 안에 있는 나의 그림자가 투사되어 그런 것입니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 무슨 행동을 할 때 마음에 안 들고 짜증이 난다든지,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반응한다면, 상대방 안에 있는 나의 그림자가 원인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내 의식 이면의 그림자를 건드리는 사람은 나와 비슷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모임에서 유난히 나서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어서 마음이 불편하다면, 분명히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석은 같은 극끼리는 붙지 않고 밀어내듯, 상대방에게서 내가 싫어하는 고집스러운 태도가 보이면, 내 안에 내가 싫어하는 그 고집스러운 태도가 상대방 안에 그림자로 나타나 보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융은, 자신을 받아 드린다는 것은 자신의 그림자까지도 받아들임을 말한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투사된 나의 그림자, 곧 그 사람의 약함의 됨됨이를 그대로 받아 드릴 때 바로 내 자신을 받아 드린다는 것입니다.
내가 건강하고 통합된 삶을 살기 위해서는 나의 그림자가 투사된 다른 사람의 못마땅한 면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고 의도적으로 섬겨 나갈 때 비로소 내가 성숙해지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에 한 사람도 나와 같은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 다 다르고 차이가 나는 성품과 성향과 인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가 나를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그리스도를 닮아가기 위해 두렵고 떨림으로 매일 사람과의 관계에서 혼의 구원을 이루어 나가는 것입니다.
불편하게 느껴지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약점은 내가 투사한 그림자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관계 맺기 힘든 사람을 주님의 마음으로 섬길 때, 그 사람의 유익보다도, 바로 내가 건강한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입니다.
오래 전에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불편하고 이해가 안 되는 저의 내면을 조금씩 보게 된 것이 기억이 났습니다. 혹시 가까운 부부관계, 교우관계에 도움이 조금 될 수 있을까 싶어서 나눕니다. (장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