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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밀도 있게 사는 사람은 복음을 받아 드립니다

저는 지금 삼성병원 진료실 라비에 앉아 목회자 코너를 쓰고 있습니다. 어제는 혈압이 너무 높아 중간에 진료를 중단해서 오늘 다시 검사를 받게 됩니다. 갑자기 혈압이 올라간 이유를 모르겠지만, 모두들 기도해 주셔서 오늘은 검사를 잘 마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컨디션입니다.

기도의 능력을 믿지만 또 하나 기쁜 일은, 병원으로 오는 새벽 전철역에서 좋은 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른 새벽 전철을 기다리는 50대 초반의 남성을 만났는데, 5살난 여자 아이를 둔 가장이라고 했습니다. 직장을 다니다가 자영업을 하고 싶어 커피 체인점을 7년 정도 했는데, 갈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생각보다 이윤을 남기기가 어려워 1년 전에 가게를 정리했다고 합니다.

나름대로 꿈을 키우기 위한 사업이라고 생각한 가게를 막상 정리하다 보니 당장 가족의 생계가 걱정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두려움과 불안한 나날을 보내다가, 전에 커피 마시러 단골로 왔던 연배가 비슷한 지인으로부터 인테리어 학원을 다녀 보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합니다

막상 학원에 찾아가 보니 그 인테리어라는 것이 벽지 바르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웬지모르게 자존심이 팍 상했답니다. 유명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4년제 대학을 나왔는데, 고작 직업이 도배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자괴감에 한동안 멍 했다고 했습니다.

가진 돈이 없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몸을 사용하는 단순노동 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용기를 내어 도배학원을 다니고 공사장 현장에 나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육체적 피곤함으로 여려움이 있었지만 일을 해 가면서 요령이 생겼다고 합니다. 이론보다 숙련 된 분들을 보고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것입니다.

새벽 5시에 집을 나와 8시까지 현장에 출근해서 오후 4시에 일을 마치는데 중간에 1시간을 점심 식사를 하고, 나머지 7시간을 일 한다고 했습니다. 하루 일당은 25만원을 받는데 한달에 20일을 하고 500만원 정도 번다고 합니다. 경력이 쌓여 숙련이 되면 한달에 600만원은 충분히 받는다고 했습니다.

학원에 가 보면 젊은 청년들도 더러 있지만 끝까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그 이유는 ‘절박함’이 없어서 그런 것이라며, 자신은 지금의 직업에 만족한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퇴근 후에 술을 마시자고 하고, 쉬는 날에 모여 산행을 하자고 해도 앞으로 10년 동안은 그럴 생각이 없다고 하면서 건강하게 웃었습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렇게 사는 것이 중요한지에 대해 제가 복음을 요약해서 전했더니, 기다렸다는 듯이, 자기 아내가 어제 ‘여보 우리 교회나 나갈까?’ 말했는데, 오늘 새벽에 교회 나가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으니 참 신기하다고 했습니다.

아직도 순박한 사람, 삶을 밀도 있게 사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 영접하는 그에게 정성으로 축복하는 기도를 해 주고나니 기다리던 전철이 와서 함께 타고, 꼭 교회 나겠다고 하며 그 형제는 먼저 손을 흔들며 내렸습니다. 이런 감사와 기쁨이 새벽부터 있었으니, 오늘 검사는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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