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웃으면서, 신앙생활은 은혜의 유효기간이 3일이라고 강조한 적이 있습니다. 웃으라고 하는 말 속에는 뼛속까지 사무치는 영적 사실이 깊이 숨겨져 있습니다. 단순한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 수르 광야로 들어가서 사흘 길을 걸었으나 물을 얻지 못하고 마라에 이르렀는데, 물이 써서 마실 수 없었습니다. 그때 백성들은 모세를 원망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출애굽 때 홍해가 갈라지는 엄청나고 놀라운 경험을 한 그들이 사흘을 지나자,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신뢰는 사라지고 물이 쓴 것으로 인해 원망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아무리 큰 은혜를 경험해도 당장 해결해야 할 현실문제가 닥치면, 인간은 그만큼 약한 존재이며 동시에 은혜에 대한 기억이 금방 사라져 버리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적생활에 있어서 은혜는, 유지되고 지속되어야 합니다. 한번 지나 간 물은 지금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 것과 같이, 사모하는 마음을 지속시키고 돌보고 가꾸기 위해 의지를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동체가 정한 예배시간에 몸을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수요예배는, 일주일의 딱 중간 날짜로 자칫하면 가정이나 생업으로 인해 영적 균형이 깨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 위험을 막아주고 은혜를 보충해 주기 때문에 참으로 중요합니다. 단 한마디의 말씀으로 새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새벽기도와 더불어 수요예배 한 시간을 습관화시켜야 은혜가 유지됩니다. 기본기입니다. 율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시간과 장소와 공간에 임재하시는 주님 안에 거하기 위해 몸을 드리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성도에게 있어서 사나 죽으나, 주님의 은혜 안에 머물고 싶은 마음을 다른 곳에 빼앗기지 않는 것이 은혜 유지의 절대적인 비결입니다. 바로 공동체 예배입니다. 그러므로 수요예배에 나와서 기도하며, 말씀을 받는 그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습니다.
콩나물을 키우는 시루에 물을 주면 그 물이 다 밑으로 빠지는 것 같지만, 콩나물은 조금씩 서서히 자라는 것과 같이, 이른 비와 늦은 비와 단비가 흙을 호흡하도록 하는 것과 같이, 예배 시간에 몸을 드릴 때 은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은혜의 유효기간은 3일입니다. 수요예배에 참석하면, 그 시간을 은밀하게 계수하시는 하나님께서 예배 감각과 기도감각을 살려주시고, 주일 예배 때 받은 은혜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수요예배에 참석하지 않으면, 그 시간에 집에서 예배 드리지 않게 되고 기도와 찬양을 드리지 않게 됨으로 그만큼 영적 무기력에 빠지게 됩니다. 설령 혼자서 예배한다고 해도, 교회가 정한 시간과 장소와 공간에 성도가 함께 하는 예배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개인적 믿음보다 공동체적 믿음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고, 신앙생활은 일상을 지배하는 영적습관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함께 예배 드리고 싶어도 드릴 수 없는 때가 올 것입니다. 드릴 수 있는 때에 함께 예배하며,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며 은혜를 유지시킵시다. (장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