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생각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몸의 현재 위치이며, 지금 앉는 자리입니다. 생각은 마음 안에서 이리 저리 맴 돌다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앉는 자리는 몸을 그곳에 끌어당기는 혼자만 아는 무의식의 흔적을 남깁니다. 그래서 생각 없이 몸은 항상 그 자리로 끌려가게 됩니다.
평생 정해진 익숙한 고정석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의도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동적으로 몸이 동일한 자리를 무심코 찾아가게 됩니다. 어떤 분은 교회에 처음 나올 때 앉은 그 자리를 평생 예배의 자리로 삼는 것을 큰 자랑과 좋은 믿음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생각의 전환을 싫어하는 것입니다.
주일 예배를 하나님 앞에 잘 드리기 위해서는 먼저 익숙한 자리를 한 번쯤은 벗어나 다른 자리에 앉아 예배드려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작은 변화가 큰 은혜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예배시간에 어디에 앉아 예배를 드리는가 하는 것이 예배를 잘 드리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나, 그림을 그릴 때나, 영화를 보거나 음악회에 참석할 때나, 운동 경기를 관람할 때나, 강의실에서 공부를 할 때에 그 사람이 앉는 자리에 따라 감동이나, 느낌이나, 반응하는 자세와 태도에 깊은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자리 값이 각각 다릅니다.
오래 반복해서 앉았다가 다른 자리를 찾아 앉으려면 불편합니다. 그 불편함은 몸의 어색함으로 나타나는데, 그만큼 무의식적인 고정관념에 익숙해졌고, 그곳에서 조금 벗어나면 자신도 모르게 몸이 따라가지 않습니다. 왜 그런지 설명하기는 어렵고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쉽게 나타나는 것은 사고의 경직성을 몸이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강박과 의존과 두려움은 마음의 생각에서 시작되지만, 고정된 몸의 자세와 위치의 반복에 따라 본인도 모르게 조금씩 사고의 고착이 시작 될 수도 있습니다. 몸이 반응하는 그 장소는 모든 존재의 기반이고, 그 공간 안에 반응하는 영적 감각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든 한결같은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예배 때 앉는 자리를 한 번 바꾸어 앉아 보는 것이 자세와 태도를 바꾸고, 은혜 받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 오래 앉는 습관은 그 장소에 익숙하기 때문에 다른 특별한 느낌을 느끼지 못합니다. 몸의 거리가 시선과 마음의 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의식이 끌고 가는 고정된 자리에서 잠시라도 벗어나면 불편한 이유는,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저 좋은 것이 좋고 옛것이 좋기 때문에 반복하는 것입니다. 앉는 자리에 따라 몸의 기억과 의식의 기억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으니, 조금이라도 새로운 은혜를 경험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면 의도적으로 앉는 자리를 바꾸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의도적 의지는 믿음과 상관있고, 앉는 자리를 한 번 바꾸는 의도성이 중독성의 의존성에서 벗어나는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작은 결정이 몸과 영혼과 자세와 태도를 다시 새롭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영혼은 몸의 움직임에 따라 새로운 영적감각을 형성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상을 벗어난 여행과, 낯선 지역의 단기선교에 헌신할 때 영적감각이 새롭고 은혜로운 것입니다. (장목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