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오셔서 귀한 일 하시고 잘 가셨습니다.

잘 오셔서 귀한 일 하시고 잘 가셨습니다.

지난 화요일 제가 원로목사님 심방을 아내와 함께 했습니다. 준비한 화사한 난과 작은 쿠키 한 봉지를 들고, ‘목사님’ 하고 부르며 방 안으로 들어갔는데, 계시지 않았습니다. 간호사에게 물어 보니 정기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셨다고 해서, 병원으로 심방을 갔습니다.

목사님은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고 계셨고, 호흡이 좀 불편하고 다른데 아픈 곳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속히 회복되어 퇴원하도록 함께 기도를 하고, 안경 벗겨서 잘 닦아 드리고 내일 다시 오겠다고 말씀 드리고 돌아 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염려하지 않았는데, 다음 날 병원에 심방을 가보니 응급실에서 입원실로 올라가 계셨습니다.

상태가 어떤지 여쭈어 보니,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함께 기도하고 속히 일어나시라고 하니, 저에게 마지막 하신 말씀은, ‘감사합니다. 짐이 되어 미안합니다.’ 하시며 저의 손을 잡고 흔들어 주셨습니다. 하루만 입원하시고 퇴원하셔서 양로원으로 돌아오실 것 같았는데, 목요일 새벽에 주님의 부르심으로 영원한 안식처인 낙원으로 가셨습니다.

원로목사님은 지난 2주 전까지 양로원에서 말씀을 전하며 예배를 인도하셨습니다. 가끔 제가 아내와 심방 가서 예배에 참석할 때가 있었는데, 찬송도 두 세 장 부르시고, 말씀을 전하실 때는 성경 본문을 잘 요약하셔서 힘 있게 전하셨습니다. 예배 후에 제가 ‘요즘 성경 어디 읽으시냐’고 물어 보면, 정확히 어느 본문을 말씀하시는 것으로 보아 말씀 사랑하시고, 기도하시는 목사님이신 것을 늘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께서는 항상 저에게 격려와 칭찬과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하시는 말씀에 진심이 담겨 있었고, 당신께서 하루를 시작할 때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살전5:16,17)’는 말씀대로 사셨으며, 교회에 관한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리면 어린 아이처럼 기뻐하셨고, 제가 기도하면 곧 바로 큰 소리로 기도하시며 저를 축복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양로원에 근무하시는 직원들에게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셨으니, 제가 심방 갈 때 직원들이 먼저 목사님 근황을 저에게 알려 줄 정도였습니다. 직원들은 정말 목사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느꼈고, 제가 심방을 마치고 떠나 올 때는 항상 엘리베이터 앞 까지 배웅해 주시며 손을 흔들어 주셨습니다.

지난 번 증손자를 보았을 때 정말 기뻐하시면서, 저에게 ‘목사님이 기도해 주어서 응답받았다’고 하시며, 하나님께서 당신의 모든 기도제목을 응답해 주심에 대해 감사하는 기도를 올렸던 기억이 있고, 지난 해 12월 심방 때는 당신께서 천국 가는 꿈을 꾸셨다며, 교단에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마침 제가 심방을 왔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난 새해 모든 교회식구들이 세배를 간 것입니다.

은퇴하시기 전에 목회의 기쁨, 교회를 개척하고 성도들을 섬기신 일들을 함께 나눌 때, ‘그때 참 좋았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지요!’ 하시며 기뻐하시던 그 모습은 정말 목회자 중에 목회자이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천국에서 목사님을 뵐 수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만 아니면, 장례 때 목사님을 존경하는 수많은 조객들이 찾아오고, 교회장으로 하나님 앞에 정성을 다해 예배할 것인데,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우리 곁에 계신 것만으로 감사가 되었는데, 아쉽고 그리운 마음 밖에 없습니다. (원로목사님을 기억하며, 장목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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